※ 초대의 글 ※

   최근 우리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속화된 사회에서 ‘종교 자유’의 기치 아래 종교와 정치는 원칙상 분리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왔습니다. 종교는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를 현실에서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하려고 하고, 정치 체계는 종교를 통해 정당화의 입지를 굳히려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치인들은 종교 단체가 사회의 주요 세력이 되기 때문에 선거철에 표를 얻기 위해 종교 단체에 호소하기도 합니다.

한국 역사에서도 멀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민주화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현대 정치에서도 종교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종교는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를 현실에서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하려고 하고, 정치 과정에서도 종교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흔히 정치를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하는 좁은 의미로만 생각하지만, “믿는 바에 대한 실천”이라고 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정치를 생각한다면 종교는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가 현실 정치에 지나치게 개입하려고 하면 정치 과정을 왜곡시켜서 오히려 정치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탄핵 정국 이후에 나타나는 종교인들의 모습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일 것입니다.

이번 한국종교사회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는 이와 같은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종교와 정치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 종교들이 담당한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분석하고 진단할 것입니다. 또한 최근 뜨거운 주제로 떠오른 개신교와 정치 극단주의와 관련된 집담회도 마련하여 전문가들의 발언과 함께 전체 참여자가 토론하는 시간도 갖고자 합니다.

이러한 학술 연구와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의 바람직한 관계 또는 종교의 바람직한 정치 참여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키는 데 일조를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 학술 토론의 장에 관심 있는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2025년  10월  15일

한국종교사회학회장  정재영

*** 학술대회 후 식사 자리가 있을 예정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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