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들이 미국의 종교들을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초대형 교회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미미한 반면, 20명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새롭게 개척된 중소형교회들이 사회적으로 창의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메가 처지 시대는 끝나고 중소형 교회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 이 사회학자들의 분석이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와 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통합학문연구소가 주관하는 “2015 해외학자 초청세미나”가 10월 1일 서강대학교와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각각 열렸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종교와 시민 문화 연구소(USC Center for Religion and Civic Culture)에 소속된 연구원들이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 날리카 가자웨라(Nalika Gajaweera), 닉 스트리트(Nick Street)― “종교적 경쟁과 창조적 혁신(Religious Competition and Creative Innovation)”이라는 주제아래 발표를 이어갔다. 첫 번째 발제자인 사회학자인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은 “로스앤젤레스: 미국 복음주의의 혁신적 국면”(Los Angeles: The innovative Edge of American Evangelicalism)”이라는 제목으로 LA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음주의 교회들의 현신적인 변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초대형교회의 시대는 끝났다. 먼저 존슨 박사는 새들백 교회나 수정 교회같이 잘 갖추어진 메가 처치가 창의적 혁신의 전면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미국 특히 LA같은 도시에서는 초대형 교회가 아니라 20명에서 수백 명 사이의 중소형교회들이 사회적 혁신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창의적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 박사는 혁신의 영역을 3가지로 분류했다. 인종(Race), 사회적 봉사(Social Service) 그리고 조직(Organization)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혁신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앤드류 박사에 의하면, 혁신에는 실리콘 벨리 스타일의 혁신이 있다. 이와 같은 혁신은 자금과 기술이 집중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그 결과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른 스타일의 혁신은 라스쿼치 스타일 혁신(Rasquache style innovation)이다(라스퀴치란 스페인어로서 멕시코의 빈곤한 저층 계층의 스타일을 말한다). 이러한 혁신은 풍부하지 못한 제한적인 자원과 부족한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지는 혁신이다. 예를 들어 원주민들이 버려진 페트병을 이어 붙여서 보트를 만들어 타고 다니는 그런 혁신이다. LA의 교회들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후자와 같은 라스쿼치 스타일의 혁신이다. LA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모여 사는 곳이다. 히스페닉, 흑인, 아시아인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서 사는 도시이다. LA는 다른 미국의 도시와는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도시에도 다양한 인종이 살지만 인종별 거주 지역이 확연하게 구별되어 있었다. 그러나 LA는 다양한 인종이 가까이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모여서 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LA는 다른 도시들과는 구별이 된다. 이러한 LA의 특징 때문에 인종간의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고도 할 수 있다(LA 흑인 폭동이 하나의 예이다). 소위 초대형교회들은 이런 인종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다. 이런 메가 처치는 백인들이 중심이 되서 모이는 교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 교회들은 LA의 다양한 인종들을 포용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종 문제에 대해 창의적 혁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회학자들이 볼 때 초대형교회들이 인종문제, 다음세대 문제, 빈곤 문제와 같은 그 도시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종(Race)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한인 2세 교회 그런데 초대형 교회가 아닌 중소형의 새로운 교회들이 인종 문제에 대해 창의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으로 이민한 한인 1세대의 자녀들이 개척한 한인 2세 교회들이다.영어를 사용하는 한인 2세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인 1세대 교회로부터 독립하여 영어로 예배하는 한인 2세 교회로 모이게 되었다. 이들은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예수를 믿지 않는 흑인과 라티노들을 포함하여 백인들에게 까지 복음을 전하게 된다. 그 결과 한인 2세 50% 기타 다양한 인종50%가 모인 다국적 다인종 교회가 세워졌다. 기존의 대형 교회들과는 다른 다인종 다문화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이런 교회들로 말미암아 인종적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있다고 한다. LA의 당면한 문제인 인종 갈등을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교회는 기존의 초대형 교회가 아니라 한인 2세 교회와 같은 다양한 인종들이 모이는 중소형 교회이다. 한인 2세들이 이런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언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히스패닉 2세들은 미국에 살면서도 스페인어를 사용함으로 타 인종들을 포용하기 힘이들었다. 반면에 한인 2세들은 영어를 사용하며 미국 사회에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타인종들과 접촉하기가 쉬웠다. 그래서 한인2세들이 다양한 인종들이 모이는 교회를 세우고 인종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혁신적 교회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소형 교회들이 혁신적인 사회봉사(Social Service) 연구자에 의하면 LA에 홈리스가 약 10만 명 정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초대형 교회의 세련된 현대식 건물들은 이런 홈리스들이 접근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교회 건물도 없고 큰 예산도 없이 길거리에 모여서 예배하고 기도하는 교회가 LA 홈리스들을 위한 혁신적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예를 들어 그런 길거리 교회는 지역 사회를 위한 부엌을 오픈해서 유효기간이 하루 남은 음식들을 기부 받거나 싼 값으로 사다가 길거리에서 홈리스들에게 제공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LA에는 이러한 교회들이 점점 늘어나서 홈리스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네트 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봉사 사역의 중심에 있는 교인들은 만약 교회가 커지면 이런 사역을 더 이상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가 더 커지면 건물과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중심 사역이 되고, 홈리스 사역은 부수적인 일이 되기 때문이다. 중소형의 혁신적인 교회들은 사회 봉사가 그들의 중심 사역이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사회 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인격적 관계가 끊어진 대형 교회 조직(Organization)의 종말 또 하나의 혁신은 조직의 혁신이다. 초대형 교회의 치밀한 조직이 초대형 교회를 죽인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죽어서 대형 교회에 전화를 하면 사람이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응답기가 응대를 한다.미국에서 이런 농담이 유행을 한다고 한다. 헌금을 위해서는 1번, 기부금 영수증을 위해서는 2번 그리고 다른 목적을 위해서 8번까지 번호가 지정되고 맨 마지막에 죽은 자를 위해서 9번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에 죽음을 알리는 전화를 하면 “9번을 눌러주세요 |